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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이야기

수소 넣었다 뺐다 ‘마법’의 물질

수소 넣었다 뺐다 ‘마법’의 물질

김자헌 숭실대 교수팀, 나노다공성 물질 개발

2012년 08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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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헌 숭실대 화학과 교수
국내 연구진이 미래 청정에너지로 주목받는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을 개발했다.

수소는 물에서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저장이 어려워 쉽게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수소자동차에는 수소연료를 고압으로 압축해 저장하는 방식이 많이 쓰이는데, 압축이 잘 되지 않아 마냥 압력을 높이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숭실대 화학과 김자헌 교수팀은 낮은 압력에서도 수소를 효과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새로운 ‘나노다공성 물질(MOF)’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MOF는 금속과 유기물 분자가 결합된 결정 물질로 내부에 1나노미터(nm, 1nm=10억분의 1m)보다 작은 구멍이 많이 나 있다.

MOF는 구멍에 수소가 잘 달라붙어 낮은 압력에서도 수소를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고 용기의 부피도 줄일 수 있는 물질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었다. 문제는 수소를 꺼내 쓸 때 발생한다. 달라붙어 있는 수소를 어떻게 떼어낼 것이냐는 것이다. 

연구팀은 먼저 단일골격으로 이뤄진 MOF 2개를 300도로 가열한 뒤 서로 고리처럼 엮어 이중 골격 구조를 만들었다. 이 구조는 단일골격일 때보다 기체 저장에 불필요한 부분이 적어 부피를 줄일 수 있고, 표면적이 넓어 수소가 달라붙을 수 있는 공간이 커지는 등 저장 효율이 높았다.

또 연구팀은 가열 온도와 처리하는 물질에 따라 MOF의 구조가 바뀌는 현상을 확인했다. 이를 이용하면 저장용기에서 수소를 꺼내 쓸 때 용기물질의 구조를 바꿔 수소를 쉽게 떼어낼 수 있다. 

김 교수는 “MOF의 구조를 원하는 대로 바꿔 수소와의 결합력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물질은 새로운 개념의 수소 저장용기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수소 외에 질소 등 여러 종류의 기체를 저장·분리하는 데도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화학 분야의 권위지 ‘앙게반테 케미’ 7월 17일자에 실렸다.

MOF 결정구조와 변환. 파란색 다면체로 표현된 아연 금속이온들을 유기물 리간드가 연결하여 분자 골격을 이루고 있으며, 분홍색으로 표시된 배위 용매가 떨어지면서 녹색으로 표시된 골격과 파란색으로 표시된 단일골격이 이중골격 구조로 바뀌게 된다.


이재웅 기자 ilju2@donga.com